밀라논나《햇빛은찬란하고인생은귀하니까요》

유튜버로 알게 된 '밀라논나' (장명숙)님의 신간이 나와서 서둘러 읽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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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생. 무려 70세이심에도 불구하고, 의식은 완전 20대를 뛰어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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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  이탈리아 밀라노 마랑고니 패션스쿨 졸업, 디자이너로 구매디렉터로, 코디네이터, 교수. 수많은 직함을 갖고 쉼없이 달려온 밀라논나님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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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모양처로 키우고 싶다던 아버지의 바램과 완고한 고집을 거스르고, 대학을 가고, 유학을 가고.. 정말 50년대 생이 성취하고 이룬 삶으로 정말 대단합니다. 못생기겼다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심지어 부모까지도. 미운오리에서 백조가 되기까지. 결국 '백조'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해나가면 되는 거였어요. 존재를 찾아나가는 일이 살면서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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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를 이처럼 극찬하는 분도 있을까. 인생의 가장 찬란한 때라고 긍정하는 작가의 여유가 좋습니다. 나도 이렇게 백발의 스타일리시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바램이 생길 정도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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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넘은 할머니의 살림살이를 아직도 사용하고,

80년 된 아버지의 와이셔츠를 아직도 입는 밀라노 할머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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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소박한 멋을 찾아,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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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없고 자연스러운 삶.

밀라논나의 이야기는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지만, 책으로 읽는 재미와 잔잔한 감동도 있었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편안한 삶을 배울 수 있는 책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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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0 절약과 궁상의 경계선에서 중심을 잡고자 했던 내 삶을 다시 돌아보았다. 나는 알뜰한 할머니와 부모님 밑에서 자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버린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음식 뿐 아니라 물건도 쓰임새가 다할 때까지 사용해야 한다고 배웠다.

p.61 패션계에서 일하다가 남은 세월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던 중 1995년 6월 나의 일터였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하루아침에 내가 나가던 직장이 없어졌다. 하늘로 떠난 이들 중엔 나와 함께 일하던 동료와 동창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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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사회복지기관 봉사하고, 호스피스 자격증도 따 두고, 고아원의 봉사도 하게 된... 작가의 삶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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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6 내가 옷을 거의 사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예전보다 호기심이 줄어들었고 유행은 돌고 도는 법이니 옛날에 구입한 옷을 수선해서 입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젠 나를 만족시키는 옷만 입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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